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은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1호기의 해체 절차에 본격 돌입한다고 27일 밝혔습니다. 고리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후 약 40년간 운영됐으며, 2017년 6월 영구정지된 바 있습니다.
이번 해체는 2015년 영구정지 결정 후 10년 만에 본격화된 것으로, 한국 원전 역사상 첫 상업용 원전 해체 사례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7일 제216회 회의에서 고리1호기 해체계획서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법적 및 기술적 요건이 모두 충족됐다고 판단해 이번 해체를 승인한 것입니다.
한수원은 고리1호기를 12년 동안 단계적으로 해체하고 부지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체는 이달부터 시작되는 터빈건물 설비 제거를 시작으로 2037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세부 해체 절차는 해체 준비, 주요 설비 제거, 방사성폐기물 처리, 부지 복원 등 네 단계로 구성됩니다. 특히 사용후핵연료는 2031년까지 외부로 반출한 뒤 방사성 계통 해체에 본격 착수할 방침입니다.
한수원은 해체사업의 핵심 원칙으로 방사선 안전, 환경보호,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제시했습니다.
황주호 사장은 “고리1호기 해체는 국내 해체기술 내재화와 산업 생태계 조성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사업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사회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한수원은 총 96개의 원전 해체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중 58개는 자사 보유 기술입니다.
나머지 38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하고 있어 국내 해체기술 기반은 일정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정부는 해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ICT 융합기술 개발, 기술 고도화 및 실증 연구 등을 추진 중입니다. 이번 고리1호기 해체는 한국이 원전 전 주기 관리 체계를 갖춘 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향후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