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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 못 봤다” 식품업계, 줄줄이 홈플러스 납품 중단

라면 음료 유업 등 납품 중단·축소하는 제조업체 늘어나
홈플러스 '조기 정상화' 자신에도 '제2 티메프 사태' 우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홈플러스에 제품 납품을 중단하는 식음료업체들의 사례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설득에도 납품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라면업체들이 홈플러스에 제품 납품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삼양식품은 전날인 5일부터 홈플러스에 제품 납품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홈플러스의 대금 관련 이슈가 해소되면 납품을 재개한다는 입장이지만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오뚜기도 "홈플러스로부터 협력사 대급지급 관련 공문이 지연되고 있다"며 홈플러스에 자사 라면 등 제품 납품을 중단했습니다. 농심은 아직까지는 납품 중단 관련해 "결정된 게 없다"며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롯데 식음료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도 현재 홈플러스에 대한 납품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습니다. 향후 납품 재개 여부는 홈플러스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동서식품 또한 이날부터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제품의 출고를 중단했습니다. 빙그레, CJ제일제당, 대상, 매일유업, 풀무원 등 국내 주요 식음료업체들은 제품을 정상적으로 납품하고 있지만 납품 중단 여부를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말 단기 유동성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서 협력사와 협의해 대금을 1~2개월 뒤에 정산해주면서 지연 이자를 주는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규모는 3500억원 수준입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이날부로 홈플러스에 신규 제품 출하를 일시 정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향후 홈플러스에 납품 물량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업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홈플러스는 이날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하며 협력사들을 안정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6일 현재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며 3월 동안에만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 현금 유입액이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가용자금이 6000억원을 상회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홈플러스는 현금창출력과 소유부동산 가치 등을 앞세워 조기 정상화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대금 미정산 사태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납품업체들 사이에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납품 중단에 동참하는 업체가 늘어날 거란 분석에 힘이 실립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많은 유통사들이 있었고 대형 할인점의 주인이 바뀌기도 했지만 이렇게 기습적으로 법정 관리를 신청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잘못하면 대금도 못받고 공중에 떠버리는 상황이라 모든 납품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 2의 티메프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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