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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책

출혈 경쟁 멈추고 내실 강화한 면세점…사업 정상화 속도

면세점 매출 30~40% 감소에도 흑자전환 성과
'다이궁 수수료' 인하 영향, 10%→40%→30%
특허수수료 감면 혜택도..외국인 방문 기대감 ↑

 

국내 면세업계가 올해 1분기 수익성을 회복했습니다. 주요 면세점 매출은 30% 넘게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리오프닝 훈풍으로 국내외 여객 수요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알선수수료 조정 등을 통해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주요 면세점 3사(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매출이 뒷걸음질쳤습니다. 롯데면세점 매출은 7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 줄었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은 전년 대비 33.8% 감소한 51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신라면세점 매출은 608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8% 줄었습니다. 공항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으나 다이궁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시내점 매출이 63% 감소한 탓입니다. 최근 면세업계가 공격적으로 해온 다이궁 유치 영업을 자제하면서 1분기 매출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다이궁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한국산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면세품을 저렴하게 구매해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판매하는 대량 구매 고객들을 칭하는 일종의 속어입니다. 국내 면세점들은 올 초부터 다이궁 송객수수료 인하 필요성에 공감하며 수수료율을 낮춰 왔습니다.

 

다이궁 방문 감소로 면세점 외형은 축소됐지만 수익성은 향상됐습니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358억원, 243억원으로 1년 만에 흑자전환했습니다. 신라면세점 영업이익은 2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신장했습니다.

 

반면 경쟁사들과 달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1분기 매출이 3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감소했고 영업손실 1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프로모션 축소 등 영업 효율화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그간 국내 면세업계에서 다이궁의 존재는 한국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해주는 주 수익원으로서 역할이 상당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사드 보복 등 중국과의 정치 관계가 악화하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하늘길이 막히게 되면서 다이궁의 몸값은 더욱 뛰었습니다.

 

면세점 관계자는 "기존의 정상 시장에서 패키지 단체 관광객의 다이궁 송객수수료가 10~20%대 초반이었다면 다이궁 유치 경쟁이 한창 과열 양상을 보일 때는 매출의 40% 중후반대까지 수수료가 올라갔다"며 "그러다 보니 시내면세점들도 적자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업계 전반에서 다이궁에 지급되는 송객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자각의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 기관에서도 과도한 다이궁 의존도 완화를 위해 움직였습니다. 올해 2월 관세청이 면세업체의 송객수수료 절감 노력을 면세점 신규 특허 심사 평가 요소에 반영하기로 한 게 대표적입니다.

 

특허수수료 감면도 1분기 흑자전환에 한몫했습니다. 면세점들은 매출에 기반해 매년 특허수수료를 내게 되는데 코로나 감면 기간이 연장되면서 정부로부터 한시적으로 50% 감면 혜택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선반영했던 특허수수료 감면분이 올 1분기 영업이익으로 환입됐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엔데믹 전환 추세 역시 국내 면세점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항공편 정상화에 맞춰 동남아를 중심으로 공항 이용객을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면세점 방문 외국인 고객은 약 77만명으로 1년 만에 410% 증가했습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다이궁 송객수수료는 30% 수준으로 코로나 확산 이전 10%대 정상 시장 수준까지 낮추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이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낮추다 보니까 면세점 매출은 빠질 수밖에 없지만 대신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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