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의 ‘외관’이 단지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입지와 평면 설계가 주된 선택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멀리서도 한눈에 구별되는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이 단지의 상징성과 주목도를 높이며 자산 가치 형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획일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난 외관 특화 단지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며 인근 단지 대비 높은 시세를 형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창적인 입면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문주, 야간 경관 조명 등은 단지 정체성과 차별성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전 유성구의 ‘스마트시티 2단지’가 꼽힙니다. 입주 18년 차에 접어든 구축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6월 전용 84㎡가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대전 아파트 시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입주 초기인 2008년 말 3억 원대 초중반에 형성됐던 가격과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상승한 수준입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같은 기간 대전 유성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약 65%에 그쳤습니다. 해당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9층 규모로, 단지 중앙부 21~22층에 공중정원인 ‘스마트가든’을 조성하는 등 차별화된 외관 설계를 적용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경남 김해시의 ‘연지공원 푸르지오’ 역시 외관 특화 효과가 두드러진 단지로 평가됩니다. 연지공원변 3개 동에 커튼월 방식 외관을 적용한 이 단지는 올해 10월 전용 114㎡가 11억2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2022년 6월 동일 타입이 8억6568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3년 반 만에 2억5000만원가량 상승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김해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약 12%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외관 특화 단지가 보여주는 가치 상승 효과는 더욱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외관과 조경, 경관 조명을 갖춘 단지가 높은 인지도와 주목도를 바탕으로 지역 내 상징성을 확보하면서 장기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고 분석합니다.
분양시장에서도 외관 특화 단지의 인기는 수치로 확인됩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김포시에서 분양한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는 1순위 청약에서 558가구 모집에 9721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17.42대 1을 기록했습니다. 전 가구에 유리난간을 적용한 세련된 외관 설계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입니다.
같은 달 대전 유성구에서 공급된 ‘도룡자이 라피크’ 역시 1순위 청약에서 214가구 모집에 3407건이 몰리며 평균 15.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옥상 장식물에 야간 경관 조명을 적용하고 저층부에 석재 마감을 더한 외관 특화 설계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외관 특화를 앞세운 신규 분양 단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은 부산 동래구 안락동 일원에서 ‘동래 푸르지오 에듀포레’를 분양할 예정입니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8층, 12개 동, 총 1481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전용 74~84㎡ 47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됩니다.
이 단지는 유리난간을 적용한 외관 디자인과 대형 문주, 고급 근린생활시설 외관을 통해 랜드마크성을 강조했습니다. 일부 동에는 경관조명을 더한 옥상 구조물과 측벽을 적용해 야간 스카이라인 차별화도 꾀할 계획입니다.
현대건설은 울산 남구 야음동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선암호수공원’을 분양할 예정입니다. 아파트 전용 84~176㎡ 631세대와 오피스텔 122실을 포함한 총 753세대 규모로, 유리난간 설계와 스카이라운지 디자인을 통해 외관 차별화를 강조했습니다.
대방건설은 인천 영종국제도시에서 ‘인천영종국제도시 디에트르 라 메르 Ⅰ’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하 3층~지상 49층, 8개 동, 총 1009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커튼월룩 외관과 다양한 간접조명을 적용해 고급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업계는 외관 특화 설계가 단순한 디자인 요소를 넘어 단지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랜드마크 단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소성이 부각되는 만큼, 아파트 외관을 둘러싼 경쟁은 향후 주택시장에서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